다중지능 2017년 10월 25일 17:26 조회 323
‘피아노를 잘 치려면 어릴 때 시작하지 않으면 안 된다’
또는 ‘성인이 된 이후에는 배우기 시작해도 소용없다’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는가?
음악계에서는 이와 같은 조기교육의 필요성이 마치 신화와도 같이 회자되곤 한다.
그 진위 여부는 나중에 다시 다루기로 하고, 유년기의 연습이 피아니스트의 뇌 발달에 깊이 관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몇몇 연구를 살펴보자.
하버드대학의 연구진은 어린이에게 피아노를 배우게 하면 뇌가 어떻게 변하는지를 파헤쳤다.
6세 어린이 31명을 대상으로 손가락을 움직이는 신경세포가 모여 있는 뇌 부위의 크기를 MRI로 측정하고 나서 손가락을 얼마나 빨리 움직일 수 있는지 측정하는 간단한 테스트를 실시했다.
그리고 이 어린이들을 두 집단으로 나눈 뒤 한 집단만 약 1년(15개월) 동안 매주 30분씩 피아노 개인교습을 받게 했다.
그 후 다시 두 집단의 뇌 크기를 측정하고 손가락을 움직이는 속도를 측정하는 테스트도 실시했다.
피아노 연습시간과 뇌 발달의 관계를 보자
또 하나, 피아노 연습시간과 뇌 발달의 관계를 조사한 재미있는 연구가 있다.
이제까지 서술한 내용은 모두 뇌에서 비교적 표면에 모여 있는 신경세포(회백질)에 관한 것이다.
이 회백질 아래쪽에 ‘백질’이라는, 뇌의 신경세포끼리 정보를 주고받는 데 필요한 수백만 개의 흰 섬유로 가득 찬 부분이 있다.
이 섬유는 수초(미엘린수초 혹은 미엘린)로 둘러싸여 있고 20세 정도까지 조금씩 발달한다.
현재까지의 연구로 밝혀진 바에 따르면 이 수초의 발달 정도가 운동능력과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친다. 예컨대 음향기기의 케이블을 고품질로 바꾸면 음질이 좋아지듯이 뇌 속의 섬유를 싸고 있는 수초가 발달하면 운동 기능이 향상하는 것이다.
음향기기의 케이블을 고품질로 바꾸면 음질이 좋아지듯이
뇌 속의 섬유를 싸고 있는 수초를 발달시키면 운동 기능이 향상된다
그렇다면 피아노 연습은 이 수초의 발달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이 점에 착안한 연구자가 있다.
그는 ‘어린 시절의 연습 경험이 많은 피아니스트는 수초가 일반인보다 발달되어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을 갖고, 프로 피아니스트와 음악가가 아닌 사람의 뇌를 대상으로 유년기의 연습시간과 섬유를 둘러싸고 있는 수초의 발달 정도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손가락을 독립적으로 움직이거나 양 손을 자유롭게 움직일 때 사용되는 섬유의 수초는 11세까지 연습한 시간에 비례해서 발달되어 있었다.
하지만 12세 이후의 연습시간과 수초의 발달 정도는 그다지 관계가 없었다.
이는 11세까지는 연습하면 할수록 수초가 발달하지만 12세 이후에는 연습을 많이 해도 반드시 수초가 발달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선천적으로 왼손 손가락을 움직이는 뇌 기능이 뛰어난 사람이 바이올리니스트가 된다’는 주장도 여전히 존재한다.
그러나 악기 연주를 담당하는 뇌 기능은 연습시간에 비례해서 발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기 때문에 연주자가 되기 위해서는 역시 ‘노력’이라는 요소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발취 : 피아니스트의 뇌
저자 : 후루야 신이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