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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지(Grit) 저자 앤절라 리 더크워스 인터뷰

다중지능 2016년 12월 07일 11:05 조회 15929

미국에서 웨스트포인트(육군사관학교) 생도가 되는 것은 그 어느 명문대에 들어가기보다 어렵다. 높은 학업도와 수능(SAT) 점수뿐 아니라 신체적인 건강까지 최고의 조건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미국에서는 매년 1만4000명이 지원하며 그중에서 오직 2500명만이 육사 생도로 입학한다. 하지만 그들에게 또 한 번의 역경의 시기가 기다리고 있다. 일명 '야수의 막사(Beast Barracks)'라고 불리는 악명 높은 미 육사 신입생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1학년 과정을 시작하기 전 6주간에 걸쳐 기초 군사훈련을 실시한다. 그런데 여기서 예비 생도들은 5명 중 1명꼴로 육사의 길을 포기한다. SAT 성적이나 고등학교 내신, 체력점수 등은 포기자들과 아무런 상관관계가 없었다. 육사생도라는 명예와 보장된 미래에도 불구하고 이들이 포기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2013년 이후 지금까지 900만명이 본 TED 강연으로 스타가 된 앤절라 리 더크워스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성공한 사람들에게는 공통적으로 '투지(grit)'가 있었다고 설명한다(Grit은 투지·기개·끈기 등으로 해석되며 단어 그대로 그릿이라고 쓰이기도 한다). 그의 베스트셀러 '투지(Grit):열정과 인내의 힘'에 따르면 투지란 최종 목표를 아주 긴 시간 끝까지 달성하는 일이다. 어려운 환경에서도 좋은 학업성적을 이뤄낸 학생, 영업 스트레스에도 불구하고 최고의 실적을 달성한 세일즈맨, 이들은 모두 목표에 대한 흔들림 없는 열정이 있었다. 무엇보다 이런 투지는 주어지는 재능(talent)이 아니라 '스스로 성장시킬 수 있는 노력의 결과'라는 것이 그의 핵심적인 주장이다. 매일경제 더비즈타임스는 더크워스 교수를 인터뷰해 그의 '투지론'이 기업경영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지에 대해서 물어봤다. 그는 "리더 스스로 모범을 보여 투지가 있는 조직문화를 만들 것"을 주문했다. 이를 위해서는 직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고 열정을 공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아래는 그와의 일문일답.

―투지(Grit)에 대해 설명 해달라.

▷투지란 최종 목표를 아주 긴 시간 끝까지 달성하는 일이다. 미식축구 감독인 피트 캐럴은 이 투지를 '삶의 철학'이라고 일컬었는데, 이 투지는 매우 흥미롭고 중요한 나머지 우리가 깨어 있는 일상 활동을 모두 구성한다. 투지 있는 사람에게 있어서 중간이나 첫 단계의 목표 달성은 결국 최종 목표와 연관된다.

또한 투지란 장기적인 목표에 대한 열정과 인내다. 투지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점은 바로 투지가 없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생각해보는 일이다. 투지는 재능이 아니다. 단순한 운이 아니다. 투지는 당신이 무엇을 얼마나 강렬히 원하는가를 의미하지 않는다. 오히려 끈기는, 한 연구자가 말했듯이, 궁극적으로 극도로 신경 쓰는 일에 대한 것이다. 즉 당신이 너무나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나머지 당신이 하는 모든 일에 의미가 부여되고 삶을 구성하는 것이다. 투지는 그 목표에 확고하게 매달리는 것이다. 넘어지더라도, 실패하더라도, 그 목표로 나아가는 일에 진전이 없고, 잠시 멈추는 한이 있더라도.

―기업을 운영하는 사람들에게도 투지는 중요할 것 같다. 회사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투지가 얼마나 중요한가.

▷내가 아는 비즈니스 리더들은 투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조직을 탄탄하게 구축하는 것은 열정과 인내를 필요로 하는 장기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직원들이 투지를 갖고 이를 발휘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 기업 경영자들도 직원들이 투지를 갖기 원한다. 하지만 정작 경영자들이 직원들의 투지를 길러내는 데에는 미흡하다. 직원들의 투지를 어떻게 이끌어낼 수 있는지 조언해 달라.

▷투지에 대한 모범을 보여라. 당신의 이야기를 공유해라. 당신의 열정을 보여줘라. 어떻게 당신이 하고 있는 것에 관심을 갖게 됐고, 꾸준히 관심을 갖게 됐는지 설명해라. 자기 스스로를 넘어서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직원들과 똑같이 투지를 불태워라. 당신이 어떻게 실천하는지, 어떻게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는지를 알려주고 더 나아지기 위한 피드백을 받는 데 개방적이라는 것도 알려라. 마지막으로 어떻게 당신 스스로에 대한 실망감을 극복하고 계속 추진해 나아가는지를 직원들과 공유해라. 궁극적으로 당신의 희망을 공유해라. 당신이 깨닫든 깨닫지 못하든, 당신이 살아가고 당신의 정체성을 만들어주는 문화가 당신의 모든 면을 구성한다.

어떤 사람이 스스로 투지가 있기를 바란다면, 투지가 있는 문화를 찾아서 그 문화에 참여하는 일도 좋은 방법이다. 만약 당신이 리더라면 당신 조직에 있는 직원들이 끈기가 있길 바랄 것이다. 그렇다면 투지가 있는 사내문화를 직접 만들어라.

개인적으로 투지를 갖기 위한 방법은 쉬운 길과 어려운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어려운 방법은 혼자서 하는 일이다. 쉬운 일은 사람의 순응성을 이용하는 일이다. 왜냐하면 사람들은 투지 있는 사람들 주변에 둘러싸여 있을 때 더 끈기 있게 행동한다.

―당신은 TED 강의에서 강조한 '투지(grit)'와 같은 제목의 책을 냈다. 책을 낸 목적에 대해 설명해달라.

▷내가 이 책을 쓴 이유는 우리 자신의 심리적인 요소를 이해하는 일이 우리가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가장 근본적인 이유는 사람들 스스로의 잠재력을 깨닫게 해주기 위해서다. 재능에 집착하는 일이 부정적인 이유는 간단하다. 재능에 초점을 맞추게 되면 우리는 다른 모든 것들을 그늘에 가려버린다. 그렇게 하면서 우리는 의도치 않게 노력이나 끈기 등이 재능만큼 중요하지 않다는 메시지를 보낸다. 하지만 실제로 노력이나 끈기는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잊어서는 안 된다.

―투지는 태생적으로 갖고 태어나는 것인가, 혹은 노력에 의해 길러지는 것인가.

▷둘 다라고 말할 수 있다. 투지를 우리 DNA로부터 얻을 수 있는가 없는가에 대한 질문에 대한 답은 간결한 대답과 긴 대답 두 가지로 답할 수 있다. 짧게 대답하면 '부분적으로 있다'고 말할 수 있다.

한편 긴 대답에 대해서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과학은 지금까지 어떻게 유전자와 경험이 상호작용을 하면서 우리가 누구인지 알기 위해 엄청난 노력을 해왔다. 하지만 내가 말할 수 있는 것은 과학적 사실이 갖는 복잡한 특성들이 안타깝게도 우리에게 계속 오해를 불러일으킨다는 사실이다. 어쨌든 나는 모든 사람은 유전자와 경험에 모두 다 영향을 받는다고 확신한다.

 

매일경제 2016.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