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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뇌의 4개의 엽

다중지능 2016년 07월 05일 12:26 조회 16117

대뇌의 4개의 엽

지구를 한때 지배했던 공룡이 왜 갑자기 지구상에서 사라졌을까? 공룡의 멸종설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과학적인 학설이 있지만, 그 가운데 최근 가장 설득력 있게 받아들여지는 것은 10km에 달하는 거대한 운석과 지구의 충돌설이다. 이 학설은 멕시코 유카탄 반도의 칩술륵 지역에 충돌한 거대한 혜성이 일으킨 먼지가 수년 동안 햇빛을 차단하여 식물이 죽고, 이것으로말미암아 먹이를 구하지 못한 공룡이 생존 경쟁에서 탈락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공룡의 뇌가 더 발달하였다면, 험난한 환경에서도 살아남을 수 있지 않았을까 그러면 공룡의 뇌는 그 당시 험난한 지구 환경을 헤치고 살아나갈 수 있을 만큼 우수했을까? 공룡의 몸무게는 종류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보통 수천kg 정도 나간 것에 비해, 뇌의 무게는 고작 70g 정도밖에 되지 않았으리라 추정한다. 이것은 뇌의 무게가 몸무게의 2만분의 1 정도밖에 되지 않는다는 의미이다. 고래나 코끼리의 뇌 무게가 몸무게의 2,000분의 1, 유인원이 100분의 1, 사람은 40분의 1을 차지하는 것과 비교해 볼 때 공룡은 뇌가 차지하는 비율이 너무나 형편없이 작았다.

이 정도의 뇌 용량으로는 운석 충돌로말미암아 바뀐 지구의 험난한 환경에 적응하여 살아남는다는 것이 불가능했다고 본다. 또 다르게 생각하면, 그 작은 머리로 어떻게 그 긴 시간 지구에서 살아올 수 있었는지 신기하기도 하다. 공룡은 운석 충돌이 없었더라도, 그 둔한 머리 때문에 반드시 멸망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이런 종의 멸종을 피하기 위해서는 뇌가 커지던가 아니면 몸 크기가 작아지는 진화과정을 밟아야 하는데, 공룡은 아쉽게도 이런 기회를 가져보지 못하고 갑작스럽게 지구에서 멸종하고 말았다. 우스갯소리지만, 공룡의 뇌가 10배 이상 커졌다면, 지금 어딘가에 아기공룡 둘리가 살아있을 수도 있다. 공룡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우리 인간도 종으로서의 멸종을 맞이하지 않으려면, 뇌를 부단히 발달시켜 인류를 지금보다 한 단계 높은 차원으로 발전시켜야 한다.

대뇌반구는 전두엽∙측두엽∙두정엽∙후두엽 4개로 구분할 수 있다 인간의 뇌는 공룡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이다. 크고 잘 발달한 인간의 두뇌는 그 기능에 따라 여러 부위로 나눌 수 있다. 두뇌에서 가장 큰 부피를 차지하는 대뇌 반구도 위치와 기능에 따라 다음과 같은 4개의 엽, 전두엽(이마엽)∙측두엽(관자엽)∙두정엽(마루모서리)∙후두엽(뒤통수엽)으로 구분한다. 대뇌 반구를 이루고 있는 네 개의 엽을 하나씩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인간의 대뇌반구는 각각 담당하는 기능에 따라 크게 4개로 구분할 수 있다. <출처: 서유헌, "천재도 되고 바보도 되는 뇌의 세계"(중앙교육연구원)>

첫 번째로, 후두엽은 뇌 뒤쪽에 있으며, 이 후두엽에는 시각 중추가 있어서 시각 피질이라고도 부른다. 눈으로 들어온 시각 정보는 시각피질에서 눈으로 본 물체의 모양이나 위치, 운동 상태를 분석한다. 따라서 시각 피질이 손상되면 눈이나 나머지 시각 경로에 이상이 없다 하더라도 장님이 되고 만다.

두 번째로 얘기할 측두엽에는 청각 피질이라고 부르는 우표 크기만한 청각 조절 중추가 있으며, 다른 부위에서는 인지 기능과 기억 기능을 조절하고 있다. 이처럼 여러 기능을 하는 측두엽이 손상을 입으면, 환각이 나타나거나 기억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특히 뇌졸중(중풍)으로 좌측 측두엽 부위에 심한 손상을 받으면, 실어증이 나타난다. 또, 오른쪽 측두엽에 자극이 가해지면 동시에 두 장소에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게 되는데, 이것은 곧 사람의 의식 속에 과거와 현재의 일이 동시에 존재하는 것과 같은 환각을 느끼게 한다.

세 번째로, 앞머리에 있는 전두엽은 가장 큰 대뇌엽으로 변연계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전두엽은 어떤 상황이 위험한지 아닌지의 여부를 결정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또한, 전두엽은 동기부여를 줘서 주의집중을 하게 하고, 계획을 세우거나 결심을 하는 등의 목표 지향적인 행위를 주관하며, 인간성과 도덕성을 관장한다. 따라서 전두엽이 손상을 받거나 망가지면 계획을 세우고 복잡한 행동을 하거나 아이디어를 구상하는 일이 불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고 비합리적인 자극에 예민해지게 된다. 전두엽 손상으로 말미암아, 인간성이 파괴되고 비도덕적인 인간이 되는 것은 전두엽과 사이코패스의 관계를 다룬 글(09.11.12 오늘의 과학)에서 설명한 바가 있다. 전두엽에 손상이 있더라도 언어나 의식 상태는 지장을 받지 않으며, 단지 적응하고 계획을 세우는 일이 힘들어질 뿐이다.


무인식증 환자가 쓴 숫자, 오른쪽 두정엽에 손상을 입은 환자는 왼쪽을 알지 못하므로 숫자를 오른쪽에만 쓴다. <출처: 천재도 되고 바보도 되는 뇌의 세계"(중앙교육연구원)>

마지막으로 머리 뒤쪽을 향해 내려가는 두정엽은 외부로부터 오는 정보를 조합하는 곳으로, 문자를 단어로 조합하여 의미가 있는 것으로 만든다. 두정엽에서는 어떤 것을 생각하여 만들어 내기 때문에, 손상되면 무인식증(Agnosia: 알지 못하는 상태) 상태가 되어 공부는 물론 어떤 일도 할 수 없게 된다. 버논 마운트 케슬 박사가 자기 몸의 한쪽을 알지 못하는 두정엽 손상 환자에 대해 보고한 것에 의하면, 오른쪽 두정엽이 손상된 이 환자는 자기 몸의 왼쪽을 전혀 알지 못한다.

그래서 그림에서 보는 것과 같이 시계 판에 있는 숫자를 오른쪽에만 써 넣는다. 다른 환자 중에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노래의 음을 따라 하지 못하거나, 평소에 잘 알던 물건을 만지면서도 어떤 물건인지를 모르는 경우도 있다. 그리고 인간의 두정엽에는 다른 동물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은 감각중추가 있어 신체의 각 부위로부터 올라오는 감각 정보를 해당 대뇌 피질에서 최종적으로 종합하고 나서, 각 부위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

연상영역이 발달하면, 공부나 문화 창조와 같은 고등 사고가 가능해진다 공부를 할 때는 뇌의 어느 부위가 작동하는 것일까? 뇌의 어느 부위가 발달하면 공부를 잘할 수 있을까? 평생 공부를 해야 하는 현대 인간이라면 누구나 궁금해하는 질문일 것이다. 뇌과학을 연구하는 입장에서 결론부터 말하자면, 공부를 하는 기능은 뇌의 가장 바깥쪽 껍질 부위인 대뇌 피질에서 일어나는 것으로, 인간의 창조적 생각이 이루어지는 대뇌 피질이 발달해야 머리가 좋다고 할 수 있다.


주름진 모양인 인간의 대뇌피질은 침팬지를 비롯한 다른 유인원에 비해 월등하게 넓은 표면적을 가지고 있다. 이 때문에 인간은 우수한 두뇌를 가지고 문화를 창조할 수 있었다.

앞에서 본 것처럼 대뇌 피질부의 중앙에는 운동과 감각을 관할하는 운동 사령부와 감각 사령부가 있고, 옆쪽에는 언어 사령부와 청각 사령부, 뒤쪽에는 시각 사령부가 있다. 그러므로 이들 사령부가 효과적으로 기능을 잘 수행해야 공부나 일을 원활하게 할 수 있다. 나머지 대뇌피질 부위는 공부와 고도의 정신 기능, 창조 기능을 담당하는 연상영역이며, 대뇌 피질 중 가장 큰 부위를 차지하고 있다.

두께가 평균 2.5~3mm, 표면적이 신문지 한 면(A4 크기의 종이 4장) 정도인 대뇌 피질은 그 중 연상영역이 얼마나 잘 발달하여 있는가에 따라서 두뇌의 우수성이 결정할 수 있다. 두뇌가 우수하면, 문화를 창조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연상영역이 뛰어나게 발달한 인간이 찬란한 문화를 창조하고 이 세계를 제패할 수 있다. 참고로 대뇌 피질의 표면적을 비교해 보면 쥐는 우표 크기만 하며, 원숭이는 엽서 크기, 침팬지는 A4 크기의 종이 한 장 정도를 차지하고 있고, 인간은 A4 크기 종이의 네 장 정도 되는 넓은 부위를 차지하고 있다.

약 450만 년 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원숭이의 뇌 용량이 약 400cc 정도로 비슷했지만, 450만 년이라는 긴 세월이 흐르면서 인류의 뇌 용량은 1,250~1,500cc로 크게 발달한 데 비해 원숭이의 뇌 용량은 400~500cc로 거의 변화가 없었다. 이처럼 인간의 뇌 용량이 1,500cc로 커질 수 있었던 것은 연상영역이 발달했기 때문이다.

뇌 신경세포의 효율성을 높이면, 머리가 좋아진다 그렇다면 이처럼 중요한 뇌 중추 사령부를 어떻게 발전시킬 수 있을까? 가장 좋은 방법은 뇌 중추 사령부 속에 설치된 회로를 보다 치밀하게 만들어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것이다. 모든 신경세포는 사용하면 할수록 회로가 많아지고 튼튼해지지만 잘 쓰지 않으면 회로가 막히고 가늘어지며 수도 적어진다. 뇌 신경세포는 끊임없이 신경 흥분을 전하기 때문에 중간에 휴식을 취해야만 신경 흥분이 원활하게 전도된다. 휴식이 없는 과도한 흥분은 신경세포를 지치게 하기 때문에 효율을 떨어뜨릴 뿐만 아니라 질병을 생기게 하므로, 중간에 적절한 휴식을 취하면서 뇌를 쓰는 것이 뇌 세포의 효율성을 높이면서 뇌를 좋게 한다.

단순 암기는 주로 창조의 뇌 밑에 있는 변연계를 발달시키기 때문에 창조의 뇌 발달에는 큰 도움을 주지 못한다. 변연계 위쪽에 있는 창조의 뇌가 발달하려면 암기보다는 원리를 생각하고 합리성을 따지는 공부를 하는 것이 더욱 효과적이다.

미성숙하게 태어나는 인간의 뇌, 20년간 차근차근 발달시켜야

대뇌피질이 발달한 인간은 도구의 사용과 같은 창조적인 행동을 통해 지구를 지배할 수 있게 되었다.

350만 년도 더 된 것으로 추정되는 발자국이 아프리카의 어느 모래 위에서 발견되었는데, 이것을 두 다리로 서서 걷기 시작한 ‘창조의 첫 발자국’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네 다리로 움직이다가 두 다리로 걷게 되면서 우리의 선조는 후각보다는 시각에 더욱 의존하게 되었으며 앞다리, 즉 손이 자유롭게 됨으로써 도구를 만들고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그 결과 언어와 문화가 창조되었다.

인간은 네 다리로 지탱하던 체중을 두 다리로 지탱하게 되면서 허리에 통증이 빈발하게 되고 두 발로 체중을 지탱하기 위해서 골반이 원숭이보다 더 두꺼워졌다. 이처럼 뇌와 머리는 진화 과정을 통해 더욱 커진 데 반해 골반은 두꺼워져서 아기가 태어나는 산도는 더욱 좁아지게 되었다. 그러나 이렇게 어려운 상황들은 항상 새롭게 개선되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인간은 이미 오래전에 멸망하였을 것이다. 다행스럽게도 이 문제는 태아의 뇌가 성장 초기 단계에 있을 때 태아를 출산하여 뇌를 모체 밖에서 주로 성장시킴으로써 해결하였다.

인간의 아이들은 동물 중에서 가장 긴 기간 외부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인간의 뇌는 다양한 환경과 경험 그리고 타인들에 의해 영향을 받으며 성장하게 된다. 이렇게 미성숙하게 태어나는 인간의 뇌는 혼자서 책임지며 살아갈 정도로 발전하려면, 최소 20년의 세월이 필요하다. 커가는 우리 아이들의 뇌도 나이에 따라 알맞게, 서두르지 말고 차근차근, 20년 동안 천천히 발달시켜주자. 서두른다면 우리 아이의 귀중한 뇌가 망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발췌 : 네이버 오픈 캐스트

글 서유헌 :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2009년 대한민국 최고과학기술인상의 수상자이다. 서울대 의과대학 교수이며 신경과학 및 인지과학 연구소장을 겸하고 있다. 또한 교육과학기술부 치매 정복 창의연구단을 이끌고 있다. 저서로는 [내 아이의 미래가 달라지는 엄마표 뇌교육], [머리가 좋아지는 뇌과학 세상], [천재 아이를 원한다면 따뜻한 부모가되라], [잠자는 뇌를 깨워라] 등이 있다